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The Nocturne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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For La noir.
by 엘리피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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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 닳아 삭은 마음결의 조각을 그러쥐어 그 재로 글자를 썼다. 이루어지지 못한 말들이 조각조각 가시처럼 목구멍을 찌를 때 삼키지도 못한 진심이 튀어나올 듯 흔들렸다. 너를 사랑하던 마음이 닳아 삭았다. 그 흔적마저도 흔적이라 말하기 구차할 정도로 구질구질한 것이라 무어라 말할 수도 없이 다문 침묵 위로 눈처럼 후회가 그 위에 그리움이 그 위에 더하여 망각을 실어 나른다. 삭고 또 삭아 헐거워진 모서리 너머로 진심이라 말할 것이 남아 있는 지조차 몰라 밤을 지샌다. 시곗바늘을 초침으로 삼아 들리지 않을 말을 건넨다. 잃어버리고 나서야 그것이 반짝였다는 것을 깨달을 땐 얼마나 허무하던가. 그랬다. 허나 다시 되돌리려 애씆마자 그것은 흔적도 무엇도 없이 허망하게 옛 모양조차 무색하도록 문드러질 것을 알기 때무에 나는 웃었다. 어차피 그때 이 길을 택하지 않았어도 너는 그리했을 것이고 이리 삭히고 또 삭히다 못해 마른 토악질을 토해내던 나만이 남았을 것이다. 사냥감을 찾아 맹수는 너른 들판을 몸을 숨긴 채 몇 달 몇 시간을 꿈쩍도 하지 않고 눈을 빛낸다. 허나 그 들판은 텅 비었다. 비고 또 빈 들판 위로 풀들이 노래하고 그 위로 빨간 한숨 같은 나의 미망만이 걸려 빨랫줄처럼 펄럭였다. 바싹 마른 앙상한 맹수가 꿈을 먹고 자라나는 내 몽마라는 것을 안다. 내가 가두지 못한 맹수는 굶주려 주린 배를 내려놓고서 눈을 감았다. 내 꿈은 그토록 비루해, 꿈에서조차 황금처럼 빛나지 않는다. 오색찬란한 미래. 노을 빛으로 물든 과거. 모든 것은 없다. 반짝 반짝 빛나면서도 기실 아무런 가치 없이 외려 흉기로서의 기능만을 지닌 유리조각들처럼. 그 작고 투명하고 비나면서도 싸구려 같은 것들이 모여서 바삭바삭 흔들리는 소리를 귀기울여 듣고 있었다. 천천히 그 안에서 가냘픈 내 한숨이 녹아 사라지는 것을, 끝까지 믿고자 했던 소녀 시절의 순정이 문드러져 썩어가는 소리를 들었다. 꿈에서조차 빛나지 못하던 내 미망은 혼돈의 바다처럼 흔들리고 흔들리다 그 안에서 가냘프게 단말마 속ㅇ서 사라져버릴 것이다. 너를 사랑하지 않는다. 다시 말로 외어 읽었다. 나는 이 순간마저도 너를 증오하지 못하고 있다. 그랬으면 좋았을 것이다. 너를 증오하고 미워하고 경멸해 그 일거수일투족을 보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끼쳐 진절머리가 났더라면 좋았을 것이다. 그렇게 온전하고도 완전하게 칼날처럼 베일 듯 썩둑 갈라졌으면. 그랬더라면 이 질기고 질긴 붉은 실이 끊길까. 안녕. 안녕. 안녕. 너를 사랑하던 마음이 닿아 삭았다. 네 이름조차도 씹어 삼킨 맹수가 굶주린 들판 위에서 바스라진 몸을 뉘였다. 죽음은 달처럼 다가왔고 바람조차 없는 대지 위에 별이 떴다. 울지도 못한 소녀 하나가 무릎을 젚질린 채 옹송그려 앉아 있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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